주화곶(注火串)은 뭘까?
주화곶은 대장, 섬말, 한다리, 오쇠리, 긴등, 오곡리, 꽃다리 등을 포함한다. 조선 시대 1789년 출판한 호구총수에 부평부 주화곶면 대장리(大壯里)로 기록되어 있다. 대동여지도, 동여도, 여지도서, 해동지도, 경기지 부평지도, 경기읍지 부평지도, 기전읍지 부평지도, 부평부읍지 부평지도 등에도 기록되어 있다.
 

해동지도에 표기된 주화곶면(注火串面) <이음플러스뉴스>

 
조선 시대 때는 주화곶이 부평도호부에 속했기 때문에 도호부청사로부터 각 마을까지의 거리를 쟀다. 주화곶은 동쪽으로 시작 지점은 7리이고, 끝지점은 15리였다. 보통 대교로 쓰는 한다리가 있었다. 이곳이 7리에 해당했다. 지금 한다리 마을은 모두 사라지고 쓰레기 소각장, 하수종말 처리장 등이 있는 부천시 폐기물 종합 시설이 들어서 있다.

조선 시대에는 이 한다리에는 마을이 없었다. 단지 한다리개(大橋浦)라는 하는 포구가 있었다. 포구를 들락거리는 배들이 잔뜩 매어져 있었다. 밤이나 낮이나 이 배들은 들락거렸다. 부평도호부관내의 서해에 있던 여느 포구 못지않게 컸다. 그만큼 굴포천의 수량이 풍부했음을 알 수 있다. 

주화곶 중간에 위치한 오쇠리가 10리에 해당되어 지도에 표시되었다. 1759년을 기준으로 호구조사를 한 여지도서 부평도호부에 보면 주화곶면에 173호의 집이 있었고, 남자는 310명, 여자는 350명이었다. 제법 많은 인구가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여자가 남자보다 40명이 더 많았다. 

고종 8년인 1871년에 편찬된 경기읍지 중에서 부평부 읍지를 살펴보면 110호의 집이 있었고, 남자 159명, 여자 205명이었다. 여자가 46명이 더 많았다. 여지도서 보다 112년이 지난 뒤에 조사한 인구조사에서 오히려 296명이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왜 이렇게 인구가 줄어 들었을까? 인구가 증가하는 것이 자연적인 이치인데, 인구가 줄어든 것은 어떤 원인이 있어서 일까?  

2010년 11월 현재 대장 마을엔 총 283세대 574명(남 334, 여 240)의 주민이 살고 있었다. 이 통계에선 오곡리, 오쇠리 등이 빠진 수치이다. 

주화곶 어원풀이 
주화곶(注火串)에서 ‘곶(串)’은 지형이 바다를 향해 뾰족하게 튀어나온 곳을 가리킨다. 그래서 월곶(月串), 모월곶(毛月串), 한곶, 곶나리, 곶마, 곶내, 곶만이와, 곶이골, 곶재, 곶밭, 앞고지, 보습곶이, 매꼬지, 개고지, 대망곶이, 벗곶, 곶뫼, 구지말(꾸진말) 등으로 쓰이고 있다. ‘곶 곶(串)’이라고 읽어 한자와 우리말이 똑같다.
 
이 곶(串)은 ‘뚫을 곤(丨)’에서 시작한다. 위에서 아래로 길게 늘여진 매듭 줄같이 아래위로 통하거나 연결된 상형 글자이다. 이는 하늘과 땅을 소통시킨다는 의미이다. 이 곤(丨)이 ‘꿸 관, 꼬치 찬, 꿰미 천, 곶 곶(串)’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래서 바다쪽이나 육지에서 툭 튀어나온 땅을 가리켜 곶으로 쓴다. 곶과 같은 뜻인데 다른 한자로 ‘꽃 화(花), 꽃 화(華)’를 쓰기도 한다. 

다음 화(火)’는 우리말로 읽는 게 ‘불’이다. 그러므로 불과 비슷한 소리인 ‘벌'을 나타내기 위한 표기로 풀이된다. 이는 들판, 갯벌을 가리킨다. 

주화곶면이 위치한 곳인 대장 일대는 갯벌이 넓게 펼쳐진 지역이었다. 서해 바다 바닷물이 밀려들어오는 갯골 지역이었다. 그러기에 조선 시대뿐만 아니라 그 이전 시대에는 주화곶에 속한 마을에서 둑을 쌓아 밭을 일구거나 논을 일군 지역을 제외하곤 갈대가 무성한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주화곶으로 관통하는 하천은 봉배산 식골에서 발원한 고리울내이다. 이 하천은 오쇠리를 거치고 대장 마을 앞으로 흘렀다. 이 고리울내는 최종적으로 굴포천에 합류했다. 굴포천, 고리울내를 통해 바닷물이 밀려들어 왔다. 홍수가 나거나 해일이 밀어닥칠 때면 하천이 범람하고 둑이 무너져서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23년도에 부평수리조합이 조직되었다. 1925년에 굴포천 하구인 김포군 김포면 신곡리에 굴포천댐인 중앙 배수 갑문을 완공해 범람하는 바닷물을 조절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해 여름, 을축년 수해가 나 댐이 무너지고 부천, 부평 일대가 물바다가 되었다. 다시 댐수리를 시작해서 1929년도에 완공을 해 굴포천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평야 지대 개척 공사가 시작되었다.

부평, 부천 양쪽으로 동부간선수로가 건설되어 굴포천과 다른 한강물을 끌어들여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이로 인해 주화곶을 비롯해서 굴포천 주변으로 넓게 펼쳐진 갯벌이 논으로 변하는 일대 변신이 일어나게 되었다. 일제의 쌀 수탈 정책의 일환으로 강행한 간척사업이었다.

주(注)는 ‘물댈 주(注)'로 물을 한군데로 끌어 모아서 그 곳에 머물러 있게 함을 나타낸다. 여러 골짜기에서 모여드는 물이 대장 들판, 부평 들판으로 모인 것을 상징한 말이기도 하다.
 
결론으로 주화곶(注火串)은 ‘물가에 가까운 곳으로 툭 튀어나온 들판을 품은 마을’로 정리된다. 굴포천으로 툭 튀어나온 마을은 당연히 대장(大壯)이다. 오쇠리나 오곡리는 대장 보다는 육지쪽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긴등이나 꽃다리도 들판 쪽으로 튀어나오긴 마찬가지다.
 

한도훈

한도훈 1961년 전남 나주의 농촌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부터 역사, 문학 등을 좋아했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인 문학인으로 창작활동에 매진해 왔다.
부천에 터를 잡기 시작한 것은 1989년도이다. 이때부터 책사랑 도서실 운영, 부천시민신문 기자, 부천실업학교 국어교사, 부천문화원 향토사연구위원, 부천문화원 백일장 심사위원장, 부천시립도서관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해 왔다. 부천이뉴스, 미추홀신문, 월간 사람과 사람들에서 편집인, 편집국장으로 일을 했다.
부천문화원 향토사 체험학습 강사를 하면서 부천지역 역사탐방을 진행했다. 부천 지역사회교육협의회에서 부천역사문화 해설사 과정에서 강사로 참여했고, 부천시 향토역사퀴즈왕 선발대회 총괄 주관을 맡기도 했다.
콩나물신문사 편집위원장으로 ‘내고향 부천이야기’ 연재를 했으며, 부천향토연구회 콩시루에서 부천역사 해설사 강좌를 진행해오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 인천작가회의 회원, 시와문화 작가회 회원, 시산맥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천 역사문화 관련 집필로는 ‘부천시사 땅이름 분야 집필’ ‘부천의 땅이름 이야기’ ‘신나게 부천을 배우자’ ‘장말도당굿’ ‘부천역사문화투어’ ‘고리울 가는 길’ ‘대장 마을 가는 길’ ‘대장 마을 사진집’ 등이 있다. 소설집으로 ‘벌거벗은 신들의 세상1, 2’가 있으며 동화로는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소라의 용못’ 등이 있다. 시집으로는 ‘오늘, 악어떼가 자살을 했다’ ‘홍시’ ‘코피의 향기’가 있다. 시와문화 신인상을 받았다.